분갈이. 호당. 2020.3.20
꽃 뿌리에
산뜻한 기분을 줘야지
화분 뒤집고
싹둑 가위질하고
굳은 흙을 툭툭 으깨고
그 흙 다시 분에 넣고
내 방식의 분갈이
새집에 입주한 기분이 났을까
봄을 맞아 새잎이 솟더니
오글오글 찌그러진 잎
무식한 내 몫이 나타났다
무면허 핸들을 조작한 결과다
시클라멘이 멈춘 상태로
비틀거린다
사죄의 가루를 분무했다
더 깊게 넓게 골고루 문안하고
힘찬 잎 피워 달라고 했다
폭삭 주저앉아 망가져
내리막을 보고도
처방전을 떼지 않은 이도 있다
분무의 효과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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