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안고. 호당. 2020.3.21
천직 40여 년
끝내 고향 등지고 이산 저산
오르락내리락
마지막 함지산을 품어
여정을 되새김한다
두루봉이 내 생을 싹틔워
철들게 키웠고
호골 산이 앞날을 제시했다
붉은 아바타 잡아 함께했다
청옥산 신선한 정기가
새 명패 달아
개구리처럼 펄쩍 뛰게 했다
백천 계곡 일급수에 산다는
열목어처럼 살려 애썼다
동해 바닷바람처럼 억센 기질
비릿한 냄새가 타향을 실감했다
은해사 그윽한 향기
내 뼛속까지 스며
정상에 깃봉 꽂는 도약이었네
마지막 결심 붉은 방점
꽉 내릴 때
생의 희열이었다
나와 함께한 아바타 시련 이겨
무거운 짐 벗고 함지산을 안아
고요히 흘러갑니다
내 생의 배후엔 산이 뿜는
정기가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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