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소나무

인보 2020. 3. 22. 17:16

 
소나무.   호당 .  2020.3.22
갈까마귀 소나무에 앉아
부리 콕콕 쫓아 그 신음이 
다발로 여기저기서 들린다
동장군 칼날 꺾었지
나 소나무는 창창하여 
너를 허락하지 앟는다
석 달 열흘 가문들 
삭풍이 내 허파를 겨눈 들
악마의 혓바닥 날름거려
악취 퍼뜨린들
꿋꿋한 소나무는 끄떡없다
 
몇 달을 방 안의 공기만 숨 쉰들
산 댓잎 뿌리처럼
더 푸르게 더 깊게 뻗어 싱싱하다
독버섯 다발로 여기저기 솟지만 
의료인의 노고에 곧 소멸할 것이다
방안 한 주발의 물이 꽁꽁 얼지라도
낙락장송은 꼿꼿한 정신으로
떨지 않고 말고
붓 던지지 않아 
갈까마귀의 부리에 재갈 물려
짹소리 못하도록 강물에 흘려보낸다
우린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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