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호당 . 2020.3.22 갈까마귀 소나무에 앉아 부리 콕콕 쫓아 그 신음이 다발로 여기저기서 들린다 동장군 칼날 꺾었지 나 소나무는 창창하여 너를 허락하지 앟는다 석 달 열흘 가문들 삭풍이 내 허파를 겨눈 들 악마의 혓바닥 날름거려 악취 퍼뜨린들 꿋꿋한 소나무는 끄떡없다몇 달을 방 안의 공기만 숨 쉰들 산 댓잎 뿌리처럼 더 푸르게 더 깊게 뻗어 싱싱하다 독버섯 다발로 여기저기 솟지만 의료인의 노고에 곧 소멸할 것이다 방안 한 주발의 물이 꽁꽁 얼지라도 낙락장송은 꼿꼿한 정신으로 떨지 않고 말고 붓 던지지 않아 갈까마귀의 부리에 재갈 물려 짹소리 못하도록 강물에 흘려보낸다 우린 일어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