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하늘 열차를 타고 우주를

인보 2020. 3. 25. 10:30

 

      하늘 열차를 타고 우주를 . 호당. 2020.3.24 내가 지구상에 살아 있다는 것과 하늘 열차가 나를 태워 달리는 것과 별다른 의미는 없다 그렇다면 별과 달을 거쳐 해왕성까지 여행할 수 있겠다는 꿈이 있다는 것 동천역에서 붕 띄워 낙원의 땅 해왕성까지 여행한다 대기와의 마찰음이 간헐적으로 들린다 조무래기 별들을 잠깐 머문 듯 슬쩍슬쩍 스친다 대평원 초록의 물결이 출렁인다 구름이 너울너울 춤추듯 반기는 무리 손만 흔들어주고 은하의 강을 건널 때는 조심조심 헛기침도 입 다물고 했다 낯선 화성인지 목성인지 몸통 속을 꿰뚫어 지나간다 일행은 스마트폰에 정신을 쏟고 멍청히 밖만 내다보는 이는 내 또래 같다 그렇다면 하늘을 달려도 내가 살던 동천 사람과 다를 바 없네 세계를 엮은 지 오래지만 우주를 엮고 있군 오르내리고 저 처녀는 수성에서 타고 우주를 여행한다고 자랑한다 혈색이 좋은 저 여인은 틀림없이 이웃 사람인 듯 닮았는데 황금성에서 왔다 해서 나는 어리둥절했다 태백 준령 같은 산을 넘어 흡사 팔공산 같고 갓바위 여래상이 보인다 하늘나라가 별것 아닌 지구와 같네 석탄 더미 같은데 자세히 보니 쓰레기더미 군 인간이 삶의 찌꺼기 이름 모를 청소부의 애환이 깔려 잠들고 있겠지 쉴 새 없이 스치는 이름 모를 별들의 정거장 별나라 사람과 함께한 내가 지구를 떠나 하늘 열차에 동승한 저들과 다른 점이 뭣인지 나도 모른다 다만 지구를 떠나 해왕성까지 여행 중이다 별나라 사람이 살아있다는 것과 하늘 열차에 같이 했다는 것과 말이 통한다는 것과 다른 점을 찾을 수 없다 우주와 하나 된 것이 아닌가 내가 꿈꾸는 중인지 머리가 약간 어지러운지 몽환 자인지 그래도 낙원이 있다는 해왕성까지 목표는 뚜렷하다는 사실 하늘 열차를 탔다는 것과 내가 지구상에서 살았다는 것 지금 한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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