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비염

인보 2020. 4. 4. 00:46

비염 / 호당 2020.4.4
내 콧속엔 
허름한 허당 虛堂 하나
온종일 쌓은 허욕이 있다
비워내야 할 나이
분수를 저버린 노폐물
아침이면 재채기를 한다
핑계는 비염이라고
등골에 땀 배어 나오도록
반성문은 에취 에취
열서너 장 될걸
까맣게 잊은 
부끄러움 가득 쌓고
아침에는 
콧구멍 쓰리도록 훑어낸다
얼마나 더 혹독한 
곤장을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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