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공원 운암지로 오세요/호당/ 2020.4.13
운암지는 연두색 치마저고리 입은
아가씨를 품고 있어요
방긋방긋 웃음으로 반기잖아요
싱그러운 풀냄새 풍겨요
바람도 여기 오면 무척 순해집니다
잉어들 떼 지어 입 뻐끔뻐끔
꼬리 흔들흔들 나들이하는 기분으로
옆 짝을 슬쩍슬쩍 비벼 한가롭습니다
저 노인 낭창낭창 힘내세요
아무리 해도 계절을 잊은 그대
깊은숨 쉬고 눈 치켜떠 보세요
연록의 기운이 확 들어올 겁니다
운암정이 망보고 있네요
누가 담배 연기 날리나 오물 버리나
그런 일 없겠지요
방축 防築이 겨울옷 벗어 던지고 새 옷
갈아입고 연두색 얼굴로 꽃 들고 반깁니다
여기는 청정지대
함지산 치맛자락 펄럭거리면
그까짓 코로나쯤은 밀어내 버립니다
햇볕이 무척 다정합니다
내 속 말끔히 가시는 듯
한결 가벼워집니다
가슴 답답하거든 마음 풀리지 않으면
운암지로 오세요
마음의 찌꺼기 확 비워내고
산뜻한 마음으로 돌아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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