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하나/호당 2020.6.12
우리 아파트 옆 명문 고등학교
도전 골든벨에 이어
연말 왕 중 왕을 울린 자를 배출했지
몹쓸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적적했다
현수막‘얘들아 어서 와 보고 싶었어’
많이 보아 왔지만 가슴 뭉클 했던 일 처음이다
마침 하교 시간인 듯
학생들 무더기로 밀려 나오는 모습
아름다운 풍경에 취했다
마스크 책배낭 스마트폰 필수품
무척 밝은 모습 든든한 기둥감들
,보고 싶었다,
선생님 학생 마음속
맑은 우물이 용솟음쳤을 것
질문 대답 정답 오답 까르르
교실은 단번에
활짝 핀 화원 향 가득한 향수병
저마다 쌓은 정담이 식물채집처럼
책장 속에 꼭꼭 눌러 놓았지
서로 펼쳐 보이자
선생님 신이 난 듯
우리도 즐거워요
목말라 봐야
배고파 봐야
배우지 못해 봐야
간절함이
봇물 터지듯 기쁨이 밀려옵니다
얘들아
저 현수막 문자처럼 보고 싶었어
더 다정해지자 더 사랑하자
더 열심히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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