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비오는 날의 수채화

인보 2020. 6. 18. 23:36
    
    

        비 오는 날의 수채화/호당. 2020.6.18 몇 분간 젖어봐야 겉 얼룩질까 말까다 온종일 내리면 내 수채화는 담방 젖어 그대로 그려 낼 수 있겠나 늙을수록 걸어야 한다 여름 걷기는 땀 끈적끈적 이건 내 검은 욕망이라 여기니 귀찮다 우산 박고 걸어도 마음 편하다 노점상 하루 벌이 생에 거치적거릴 비 요일 장돌뱅이는 결석 대신 옥수수 옆은 채소 과일 올망졸망 우산 박고 지키고 있는 모습 삶 녹록지 않다는 것이 훤히 보인다 한 가게 건너 스마트폰 가게 총총 화려한 간판에 조명 젊은 또래 자영업 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내 화폭엔 그만 우울해진다 초등학생이 우르르 교문을 나오고 선생님은 배웅하고 보기 좋은 즐거운 화폭에 단비 젖을까 조심 축댓돌 틈 회양목 영산홍들 방긋거리고 보드 블록 틈 잡초는 생기 넘친다 비 맞고 한층 생기 돋는 뿌리들처럼 경기 살아났으면 언제 마스크 벗고 안심으로 와글거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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