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동화사 경지에서

인보 2020. 9. 26. 14:43
  
      동화사 경지에서/호당.2020.9.26 동화사 경지 일주문 들어서니 인파 꾸역꾸역 벌써 불심에 배긴 듯 합장하고 절하고 경건했다 나는 절여도 소금 팍팍 쳐도 살아나 퍼덕퍼덕한 배춧잎이 되어 허튼 생각 한 꾸러미 가슴에 박힌다 인파 중 앳된 처녀가 뇌리에 꽉 박힌다 지독한 불심 베인 듯 진지하다 졸졸 꽁무니 따르며 그래도 암탉이면 수탉 볏 물고 사정없이 업혀 봤으면 햇암탉으로 삶은 주왕산 삼계탕 땀 뻘뻘 흘리며 후닥닥 한 그릇 비위 냈으면 먹고 싶은 충동 복슬복슬 토실토실 뽀송뽀송한 털 슬쩍 스치고 싶은 마음 이건 욕정이야 노망 108배 올려도 모자랄 비우고 훑어내야 해 그때 범종 소리가 귀를 때린다 정신 차리라 마음은 젊어 팔팔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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