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 수탉 /호당. 2020.11.13
우물 안에만 거장 치는
촌 수탉 암탉 마구 휘어잡고
휘하의 하녀보다 가볍게 했다
서울 바닥 만원 시내버스 안
촌티 아닌 척 태연하나 벌써
낯바닥 페인트 글씨가
줄줄 흐르는 데 뭐
먹잇감 찾은 듯
저들끼리 낄낄거리며
바람 잡아넣고 촌닭을
이리저리 밀치고 혼을 뺀다
슬쩍 벼슬에 손으로 가린들
방어 수단은 없다
벌써 낚시는 물린 듯
낚아챘으나 찌만 달랑달랑
촌 수탉의 위장술은 어수룩한
심연에 맑은 잔꾀 하나
가슴 출렁
긴 호흡에
휘발유 냄새가 확 풍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