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매 부리

인보 2020. 11. 14. 18:39


매 부리 /호당. 2020.11.14
나는 야행성이 아니다 떳떳하지
높은 나무는 조망할 수 있는
안성맞춤이다
망원경보다 더한 촉광은 생활 무기
가만히 놀고먹는 팔자는 아니다
망원경은 삼라만상을 회전하여
내 망막에 걸리는 것들
어쨌든 살아나야 하지만
이런 짓이 익숙한 내 방식이다
삶 누구나 살 수 있는 권리는 있다
그 권리를 자신이 지킨다
권리를 방심하거나 
먹이사슬을 익히지 않은 삶은
내가 당할 수 있으니까
방심하지 말라
망원경을 통한 내 망막에
잡힌 것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간혹 생의 막장에서 
대롱대롱 매달리면 측은지심이
내 가슴을 울린다니까
놓아주고 말지
삶은 끊임없는 경쟁이다
내 부리와 눈은 방어의 수단과
경쟁의 도구다

'자작글-02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0) 2020.11.16
여인의 치마폭  (0) 2020.11.15
촌 수탉  (0) 2020.11.13
파계사에서  (0) 2020.11.13
시 창작에 붙여  (0) 20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