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서점( 헌책방)/호당. 2020.11l.30 한 번씩 지문이 찍혀 버림받은 몸 그 몸에는 진리라는 알맹이는 꼭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대우받을 생각은 없다 침침한 서가에서 낮잠이나 자고 행운을 꿈꾼다 행여 이혼녀쯤 된다는 착각 말라 희망은 죽지 않는다 내 몸에 밑줄 그인 페이지 낙서판이 있다 해도 진리는 변치 않아 꺼림직하게 생각한다면 여기 기웃거리지도 말라 새것이야 빳빳한 대문이 있지만 나야 너절한 책갈피다 알맹이는 같은 맛 단맛 쓴맛 모두 갖추었다 내 존재를 알아주는 자만 무척 유능자일 수 있겠다 나를 잡은 자여 처음부터 남의 지문을 인정하고 들었으니 내 본심 그대로 가지고 가라 헌 책이라 구박은 없을 거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