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중고서점(헌책방)

인보 2020. 11. 30. 16:59


 


중고서점( 헌책방)/호당.   2020.11l.30
한 번씩 지문이 찍혀 버림받은 몸 
그 몸에는 진리라는 알맹이는
꼭 간직하고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대우받을 생각은 없다
침침한 서가에서 낮잠이나 자고
행운을 꿈꾼다
행여 이혼녀쯤 된다는 착각 말라
희망은 죽지 않는다
내 몸에 밑줄 그인 페이지
낙서판이 있다 해도
진리는 변치 않아
꺼림직하게 생각한다면
여기 기웃거리지도 말라
새것이야 빳빳한 대문이 있지만
나야 너절한 책갈피다
알맹이는 같은 맛 
단맛 쓴맛 모두 갖추었다
내 존재를 알아주는 자만
무척 유능자일 수 있겠다
나를 잡은 자여 
처음부터 남의 지문을 인정하고
들었으니
내 본심 그대로 가지고 가라
헌 책이라 구박은 없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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