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호당. 2020.12.27
내 조정하는 대로
따르는 것은 별로 없다
클릭 클릭
내 손아귀에의 리모컨은
고분고분하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눈꺼풀 슬쩍 스치기만 하면
내 뜻대로 변하게 해 준다
말이 필요 없고
용을 쏟아내지 않아도
이미 내게 종속되어
고분고분하다
천당도 되고 지옥도 된다면
내 생각이다
한 번도 겪지 않은 세상을
나는 누워서 감상한다
자식들 머리 굵어지자
내 말이
먹혀들지 않을 때가 많지만
고분고분 해주어
내 맘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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