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0

리모컨

인보 2020. 12. 2. 12:25


리모컨/호당. 2020.12.27
내 조정하는 대로
따르는 것은 별로 없다
클릭 클릭
내 손아귀에의 리모컨은 
고분고분하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눈꺼풀 슬쩍 스치기만 하면 
내 뜻대로 변하게 해 준다
말이 필요 없고 
용을 쏟아내지 않아도
이미 내게 종속되어 
고분고분하다
천당도 되고 지옥도 된다면 
내 생각이다
한 번도 겪지 않은 세상을 
나는 누워서 감상한다
자식들 머리 굵어지자 
내 말이 
먹혀들지 않을 때가 많지만 
고분고분 해주어 
내 맘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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