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이버섯 /호당. 2021.6.2
악산 바위벽에 발붙인 석이버섯
꿈꾸다 깨어나 활짝 핀 질긴 생명
꼬불꼬불 맴돈 나이테가 숨어있다
어둠 깔린 객석에서 눈 크게 뜨면
그믐밤처럼 어스름한 넓은 들판에
백 년 살 고목에 겨우살이가 보이고
장딴지 뚜껑 열면 곰삭은 된장 냄새
말굽 소리 들릴 듯한 말굽버섯이
항암은 내게 맡기라는 큰소리친다
세월을 문 닫는 깔딱 소리 들린다
내 문은 활짝 열어 누군가를 기다리는지
나도 몰라
석이버섯은 자꾸만 *허성이 들리는데
청진기에 비 맞으면 싱싱한 몸인걸
아무도 내 노래를 막지 않았다
*虛聲:앓는 사람이 정신을 잃고 중얼거리는 말
시작노트: 나이에 대한 자기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