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영산홍

인보 2021. 8. 6. 11:34

영산홍/호당/2021.8.6
온갖 잡동사니 꽃 중에 
허름한 바짓가랑이가 
치마 펄럭한 가운데
영산홍이 끼어들었다
벌써 수벌들이 알고 
눈으로 마음으로 윙크하고
야릇한 괴성을 낸다
숙맥인 나 
그 짓도 못 하면서 
가슴만 쿵덕쿵덕
수놈의 근성이 
살아있기나 한지
밤 잠자리에 나타나 
생끗 웃는다
이것 내 홍재수야
이튿날 
영산홍은 담 돌축에서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너 날 좋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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