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호당/ 2021.8.27 소백산 산장에 짐을 풀었다 낯선 잠자리에 눈이 말똥거린다 마침 둥근달이 창 넘어 손짓했다 이 좋은 산장에서 잠을 미루고 밖을 나섰다 등나무 의자에 나란히 반겨 앉았다 환한 얼굴로 달님이 내 옆에서 슬슬 농담을 걸었다 연애를 해보았느냐고 연인은 있느냐고 없다고 하니 자기가 대신 해주면 안 되겠니 했다 달은 나를 안고 하늘을 날아 우주로 잠입했다 따스한 가슴으로 밀려오는 포근함 우주는 달 친구가 많았다 달을 나를 애인 다루듯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우주 관광 어느 곳은 경치 좋고 물 좋고 멋진 궁전 같은 곳으로 안내 한 방에 들렸다 팔을 휘감아 끌어 잡았다 야. 잠 곱게 자라 눈을 번쩍 일장춘몽이었나 달빛은 아직도 창 넘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