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달빛

인보 2021. 8. 27. 11:36

달빛  /호당/ 2021.8.27
소백산 산장에 짐을 풀었다
낯선 잠자리에 눈이 말똥거린다
마침 둥근달이 창 넘어 손짓했다
이 좋은 산장에서 
잠을 미루고 밖을 나섰다
등나무 의자에 나란히 반겨 앉았다
환한 얼굴로 달님이 내 옆에서
슬슬 농담을 걸었다
연애를 해보았느냐고
연인은 있느냐고
없다고 하니 자기가 대신 
해주면 안 되겠니 했다
달은 나를 안고
하늘을 날아 우주로 잠입했다
따스한 가슴으로 밀려오는 포근함
우주는 달 친구가 많았다
달을 나를 애인 다루듯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우주 관광
어느 곳은 경치 좋고 물 좋고 
멋진 궁전 같은 곳으로 안내 
한 방에 들렸다
팔을 휘감아 끌어 잡았다
야. 잠 곱게 자라
눈을 번쩍 
일장춘몽이었나
달빛은 아직도 창 넘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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