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자작나무 숲에서 /호당/ 2021.9.20
화려한 옷 벗어
온몸에 서릿발 둘러
햇볕 받아 쓸어내는
홀라당 벗은
나상의 아름다움
외설로 보는 자는
예술의 감각에
조금 부족한 눈이다
아무도 추녀라 하지 않아
하얀 살갗을 지닌 너
하늘 향해 팔 쳐들고
보라면 실컷 보라고
당당하다
화장을 짙게 하는 한여름보다
한겨울 나상이 *풍미를 더해
너다운 향기에 빨려들고 싶다
어린 여학생이 한겨울에
종아리 드러내 젊음을
자랑하듯 하는 것이
애처롭게 보이였다
겨울 자작나무는
눈발을 옆구리에 끼고도
칼바람에 찔려도 끄떡없이
꼿꼿이 서서 속 굳고 결이 좋은
마음 읽을 수 있어
희고 미끈한
겨울 자작나무의 미에 취한다
*사람의 됨됨이가 고상하고 멋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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