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고갯길

인보 2021. 9. 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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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갯길/호당/ 2021.9.20 삶이 꼬불꼬불 창자 같다 이 고개를 넘으면 어떤 길이 펼칠까 발목이 폭폭 빠지는 눈길 소나무 이파리는 검게 얼어 눈만 껌벅 말이 없다 내 코끝에 연신 고드름이 매달린다 고라니는 숲 밑에서 배고프다 소리친다 하얗게 눈 덮은 산 새 떼들 허기져 뱃심으로 날아가다 눈 덮인 나무에 앉고 고개 넘으니 눈 걷어 낸 오솔길이 추사체처럼 뻗쳐있다 무수히 박힌 짐승 발자취엔 허기만 소복소복 고인 듯 싸늘하다 내 발자국엔 내 여정이 박힐지 싸늘한 바람이 나를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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