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우울한 오후

인보 2021. 9. 17. 22:56

우울한 오후/호당/  2021.9.17
우울을 시대의 사랑에게*
내가 찾아 만나 할 말을 해야겠다 
진석타워에는 찾으려는
아리따운 아가씨가 있다
중앙도서관은 수리 중에
여기로 옮겨 놓았으니까
환승 고리를 찾다가 
진석타워 
석탑 타워 헛갈린다
택시기사는 손사래 
바로 조기로 가서 우측으로
우울한 오후를 지우겠다는 걸음
묻고 걷고 묻고 걷고
그만 분절된 음절이 삐걱삐걱
빌딩은 나를 맞아 주었지만
나와 대화할 아가씨가 없단다
우울한 시각에 잠긴 듯
허탈에 멍해져 주저앉았다
시큼시큼 삐거덕삐거덕한 
내 관절에 미안하다
대신 
상냥한 아가씨와의 진지한 대화에
우울한 오후는 맑았다
* 박현수 시집 제목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갯길  (0) 2021.09.19
마음 추스르다  (0) 2021.09.19
추석 맞아  (0) 2021.09.17
그녀를 사랑하는가 봐  (0) 2021.09.16
풍란  (0) 202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