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호당/ 2021.9.29
이 벽은 낙서판으로 됐다
장난 삼아 적은 낙서
살펴보면 전단 같다
정순이는 누구하고
얼레리 꼴레리
깜순아
나하고 만나자 자주 가던
거기 12시에 기다린다
어 이놈이 내가 점찍은 그 애를
소문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여기 공고하다니
이건 질투가 아닌 경쟁이다
도도한 깜순이
침만 삼킬 때가 아니다
열 번 백번 찍어라
벽을 허물 수 있다
강인한 성격 누구나 함부로
넘보지 못할 콧대를
남아다운 기상으로
벽을 타고 오를 거야
내 용기 떡 벌어진 어깨를 보고
네 콧대는 스스로 꺾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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