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매미

인보 2021. 9. 30. 17:28

              매미 /호당/ 2021.9.30 매미는 가수다 밤무대는 서지 않는다 떡갈나무 참나무 은사시나무 들에 숙박은 할지언정 노래는 없다 무명가수 10여 년 서러움은 땅속에 묻어두고 반짝 낮 무대에서 가수 대접받을 계절은 여름 한 철 상전 대접 그늘진 잎 넓은 무대에서 인기를 누렸지 무명시절은 까맣게 잊어버리고 가수의 명성이 나무 무대마다 새긴다 넓은 이파리 무대가 움츠리기 시작하면 너는 슬럼프에 빠져 헤쳐 날 방도가 없다 네 노래가 수액을 타고 뿌리까지 도달될 거라 생각했나 슬럼프에서 흐느적거릴 때 개미 떼가 네 등을 노린다는 것 쯤은 각오해야지 명성을 지키지 못하는 인간 또한 삶이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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