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못 본 척

인보 2021. 10. 2. 08:29



못 본 척/호당/ 2021.10.1
딱히 보기 싫은 얼굴일 때
못 본 척한다
아파트 같은 대문을 공유한 지 20여 년
내 안에 혐오의 발광체가 풍겨내는가 봐
한 때 고물차를 땜질하려 혀 꼬부라진 소리 
한두 번도 아니고 손끝은 거들먹거리고
나는 대가를 낮추는데 보드라운 말을 썼지
지금은 손 본 일 없으니 거래가 없다
마주쳤으면 아직 골판지도 없는 낯바닥이
못 본 척하는 것은 비 호감의 방식이다
내 몸에 풍기는 냄새가 그를 역겨워했을까
신언서판을 점검해보아야겠다
흐트러진 물이 괴였다면 
빨리 갈아 내야겠다
어디 가든 노학으로 보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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