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바람

인보 2021. 10. 29. 08:34

바람 /호당/ 2021.10.28
생의 바람은 
아무 때나 부는 게 아니다
핏기 곤두세우고 
양기 서리 맞지 않아야
바람 불거나 맞거나 채비한다
생 바람은 한창 
사춘기를 넘는 통과의례
그때를 아무렇지 않게 맞는다면
냇물에 혼자 돌 틈을 지키는 
멍텅구리 메기 녀석이다
그놈도 틀림없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으리라
바람과 바람이 한창일 때
산꼭대기 사과랑 포도를 펼쳐 놓으면 
근방 날아드는 초파리 같다
아마 강력한 *옥시토신이 
발동했으리라
바람 잘 날은 있다
그때는 언제 불었느냐 
터도 망도 없지만 
잊는 데는 평생이다
생의 여정에서 현명하게 
받아넘기는 자가
바람 잡을 줄 안다
*사랑의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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