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써지지 않음에 딱함/호당/ 2021.11.8
시 한 편 쓰려 펜을 들면
시커먼 굴뚝에
검은 연기만 꾸역꾸역
메모지는 깜박깜박
한 마디 시어가
꽁꽁 얼어 녹여본들
상상의 마력이
구름에 숨어버렸다
땡초 시인이라 놀려댄들
대구 할 문장 없다
반야심경
한 줄도 외지 못한 스님
시주하려 문간에서 뱉는 염불
입안에서만 뱅글뱅글
올바르게 듣지 못한다
우스갯소리
주나바라 가나바라
목탁 소리만 드높고
돌팔이 아닌가
시들어 빠진 나무
고개 푹 숙여 슬픔에 젖었는지
이파리 하나 둘 눈물처럼 떨군다
시인이라 입 밖에 뱉지 마라
땡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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