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시가 써지지 않음에 딱함

인보 2021. 11. 8. 23:22


시가 써지지 않음에 딱함/호당/ 2021.11.8
시 한 편 쓰려 펜을 들면
시커먼 굴뚝에 
검은 연기만 꾸역꾸역
메모지는 깜박깜박
한 마디 시어가 
꽁꽁 얼어 녹여본들 
상상의 마력이 
구름에 숨어버렸다
땡초 시인이라 놀려댄들
대구 할 문장 없다
반야심경 
한 줄도 외지 못한 스님
시주하려 문간에서 뱉는 염불
입안에서만 뱅글뱅글
올바르게 듣지 못한다
우스갯소리
주나바라 가나바라 
목탁 소리만 드높고
돌팔이 아닌가
시들어 빠진 나무
고개 푹 숙여 슬픔에 젖었는지
이파리 하나 둘 눈물처럼 떨군다
시인이라 입 밖에 뱉지 마라
땡초 시인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머니-1  (0) 2021.11.10
공허함  (0) 2021.11.09
풍란  (0) 2021.11.07
젊은이  (0) 2021.11.07
끼리끼리  (0) 2021.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