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끌어 담는 사랑/호당/ 2021.11.16
오후의 햇볕이 정답다
11월 반을 넘기면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한사코 버티는 이파리는
한 줄기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아침 된서리에 폭삭 삶긴
고춧잎 호박잎
이 겨울을 원망한다
무사히 겨울을 건널까
염려되는 가슴
밤이면 뒤척거리다
잠 설치는 밤은 늘고
삶의 끝 골목을
헤매는 괴로움인가
남녀 낙엽 끌어모아
포대에 꾹꾹 담아 넣는다
내일을 위한 준비일 것이다
희망을 끌어 담는 사람
다정한 늙은 비둘기 한 쌍
좋은 그림 한 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