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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경상감영 공원 /호당. 2021.11.28
진달래 철쭉 피고 잇따라
푸른 나무 우거진 숲을
제집인 양 멋대로 여기저기
드나들며 노래하던 매미들
사라질 때 알아 떠나고
울긋불긋 옷도 잠시
훌훌 벗어던지고
멍하니 있는 나무들
한철 왁자지껄 성황이었지
삼삼오오 모여
장기바둑돌이 뒹굴고
비뚤비뚤 쏘다니고
도수 높은 안경 쓰고
사주 관상 책자 펴 놓고
벤치는 늙은 남녀 정 잇는
침대가 되어 속닥거리고
쏴 찬바람 불어 마스크는 방패
벤치를 독차지한 유랑자
아니면 연인들
비둘기 한때 날아간다
저 활기를 보면 언제
저럴 때 있었든가
남루한 생각 한 꾸러미
혼자 벤치를 지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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