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나 홀로/호당/ 2021.11.30
우뚝우뚝 길쭉길쭉 벽돌은
나를 겨누는 화살이다
맞지 않으려 아등바등하지만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다
왁짜 벅적한 입술들의 목소리는
저마다의 음색으로 멜로디로
외치거나 악다구니 치거나 무심하고
먹고 먹히는 대해의 물고기 같다
밝은 밤거리는 찬란함만
흐를 줄 알았지만
메마른 옷깃엔 온기가 없어
오붓한 솔향기 속에서
머루 다래 손짓한다
구수한 흙냄새에 익숙한 나
콘크리트 중압감에 짓눌려
얽힌 그림자가 차갑다
내 뜰 앞까지 찾아온 등불이
문밖으로 점점 멀어진다
하나둘 제 등불 꺼지고
나 혼자 불 밝힌들
아무도 맞불 비춰줄 이 없다
|
'자작글-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분수 (0) | 2021.11.29 |
---|---|
가락국수 먹고 싶었다 (0) | 2021.11.29 |
세한도-1 (0) | 2021.11.28 |
겨울 경상감영 공원 (0) | 2021.11.28 |
장작 패기 (0) | 2021.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