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세한도-1

인보 2021. 11. 28. 18:12

 
세한도-1/호당  2021.11.29
소나무 잎 새카맣게 얼었다.
나 차디찬 들숨 날숨 쉬면서
견뎌 낸다고
방안 물 한 대접 꽁꽁 얼었다고
책장 넘기지 않으랴
한 장 두 장 한 권 두 권 
쌓을수록 환하게 뚫린 궁리
빙판길 미끄러우면 
추사체로 걸어봐
내 시어는 줄줄이 잇따라
거뜬히 건너 
미끈한 문장 하나
눈 덮여 얼은 길 세한도 정신으로
世閑道를 닦아 신중한 보폭으로 
걸어가면 
시누대*처럼 말라가지는 않으리
*화살 만드는데 쓰이는 가는 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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