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아닌척

인보 2021. 11. 30. 16:36

아닌 척/호당/   2021.11.30
퇴임 후 
*장노라는 칭호로 바뀌었다
한통속에서 자판기 두드리고
커피도 나누는 사이
예쁜 꽃향기가 진하게 다가와도
척하고 말았다
흰 구름 잠시 모였다 흩어지면
장노의 생각 뭉치는 흔적조차
없어진다
기회는 또 왔다
예쁜 꽃은 성찬 앞에 
덥석 수저를 들지 못하고
침 삼키느라 발정 난 암캐 같다
성찬도 외부 더운 바람에 
금방 맛이 가 쉰밥이 될 텐데
아닌 척이 최상의 처방이다
낚싯밥 놓으라 재발
모른 척 낚여 파닥거릴 테니
**페닐에틸아민 phenyl ethylamine이
내 눈을 부시게 했지만 
아닌척할 뿐
수저로 덥석 찌른다
주인 있는 쉰밥임을 알리고
끝까지 아닌 척
내가 밉다
* 할 일 없이 매일 논다는 은어
** 사랑의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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