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히 잘 자/호당/ 2021.12.23
짧은 겨울
벌써 거실 창문은 어둠을 드리우고
나는 오돌오돌 떤다
내 안의 나침반이 정좌 못한 채
이후 시각
내 그림의 구도는 변함없다
내자의 척추신경 압박은
신경 다발이 냇물 흐르듯
좌측으로 흘려 아리다
모든 걱정과 통증은
찌릿한 스파크로 변질할 때
잠으로 뒤덮어 망각의 늪에 놓인다
편안히 잘 자
이 한마디는 어떤 효험도 없어
그저 세월에 떠밀려 붉게 물들어
떨어지는 낙엽과 같다
편안히 잘 자
이 구절의 유효는
이튿날 아침 햇볕 감쌀 때다
모든 잠은 소방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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