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1

인보 2021. 12. 23. 13:41

정 /호당/ 2021.12.23
정은 마음이 한 사람의 
손때 진하게 묻은
지문이 뚜렷이 박힌 것
정은 익어간다
뜰 안의 감나무처럼
봄에 새싹 피워 
여름을 싱싱하게 거쳐
가을에 붉은 홍시로 익듯
준 정을 깊게 넓게 붉어 익는다
정은 무색무취이면서 온기로 변한다
애정, 우정, 등 고운 정에서
열정, 냉정, 비정, 등 미운 정으로 
아지랑이 이는 듯 오로라인 듯
아니면 칼바람인 듯 
남녀 간 정은 전류다
절정은 불꽃
부부는 가장 따뜻한 불꽃
정은 술에 취한 것 같은
마취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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