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겨울 건너다 /호당/ 2022.1.12
노을 짊어지고 깜박깜박할 나이
얼음장 뒤집고 온 바람에
엎어질 듯 자빠질 듯 안쓰러워
팔짱 끼고 이끄는 검버섯도
걷는 길이 흐릿해 울퉁불퉁하다
나이테만 그려낸 나무 한 쌍
어디 간들 함께한 고목의 소리
노래를 부르거나 시를 읊거나
아직은 끝나지 않았다고
둥둥 띄운 고무풍선 난다
뒤뚱뒤뚱할 나이 노정에도
때로는 따스한 국물이 기다리고
아삭아삭 꽃게 다리 기어 오고
시뻘건 국물에 메기가 꼬리 친다
함께한 노래 끝나는 광장엔
관객들 손뼉 치고 뜰 생각 않네
시린 겨울 건너는 노정을
아직은 나도 뜰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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