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호당/ 2022.2.28
길바닥 난전에서 촌로로부터 양배추를 샀다
속살 하얗게 드러내고 랩으로 가린 볼 테면
실컷 보라지
내 몸태 어때? 거리를 활보하는 아가씨 같은
양배추는 대형마트 신선 대접받는다
촌 아가씨처럼 속살 감추고 수수한 몸차림으로
길바닥 난전 아무렇게나 놓여 2월 추위에
떠는 양배추도 있다
비록 화원에서 애면글면 보호받는 꽃
바람맞거나 자력으로 커온 야생화 같은
양배추도 있다
삶이다
삶은 천층만층
어디 있는 양배추든 씹어 먹어 만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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