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바닷가/호당/ 2024.12.13
내 직이 천직 天職으로 여긴 나
산골 촌놈이다
우물가에서 우쭐거린다
우물 갓 떠난 것은 직이
높아질 때다
물 갈아 마실 때 여긴
타향임을 실감한다
동해안 바닷가 파도가
마중 온다
노루 꿩 새소리 대신
파도 소리 귀청을 후빈다
절벽을 부딪쳐 하얀 거품이
내 허파꽈리를 싸늘하게 한다
바위에 붙은 미역이 너울너울
파도에 시달리는 따개비는
고달프다
여기까지 오른 것이 창자 같아
내 여정의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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