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동에서 서성이다/호당/2022.7.5
폭염이 사정없어 폭폭 삶을수록
삶이 축 늘어진다
밥맛 입맛 뚝뚝 떨어진다
무위고의 증세다
새것은 헌 것으로 되는 것
삶이 무럭무럭 하더니
세월의 무서리 맞은 고추 같아
고독이란 역병에 만연한다
이건 무위고에 내리는 서리일 뿐
탈출하려 봉사란 울타리에서
함께 어울려 낱말 낱자를
쓸어 담는 일은
내 맘 비워내는 방식으로 여기니
편하다
동천동에서 서성이는 삶이
때 묻은 책갈피 되어
내 안의 쪽을 지키는 데만 힘써
가로왈(曰)자는 되지 말라
다짐한다
시작노트:할일 없는 고통을 탈출하려는 몸부림은
새것은 헌 것으로 되자 끝내 자기를 지키려는 행동이
한 방향으로 나가자라는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