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포수와 투수의 마음/인보/ 2022.9.8
일단 마운드에 들어서면
심장은 얼었다 녹았다 한다
첫사랑 애인을 맞는 듯한 예감
가슴이 울렁거린다
당신은 누구에게 포로가 되었나
올 듯 말듯 여기저기 살피는
그자의 비위 맞추느라
나는 빤히 내다보여
내 가슴이 빙점으로 싸늘하다
그자는 당신을 놓아줄 듯한 포즈
머리 위에 얹었다 가슴에 닿았다
이건 엄청난 희롱이다
쫓아가서 따귀라도 한 대하고
빼앗고 싶지만
그 마운드에 서면 일정한 규칙은
그러하지 않아야 한다
너를 놓아줄 때는 광속도로
날려 버릴 것이다
나는 그것쯤은 대비하고
포옹하는 자세로 기다린다
그러나
왜 이렇게 조바심이 날까
당신을 맞는다는 기쁨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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