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2

꽃병은 말한다

인보 2022. 9. 8. 11:34

 


꽃병이 말한다/인보/  2022.9.8

내게는 뿌리 잘린 꽃과 
물 몇 컵을 갖는다

저들끼리 속닥속닥
잘난 체 향기 뿌린다
얼굴 간수하느라 
애쓰는 모습이 처절하다

물만 먹고 살 수 있나
열흘 훌쩍 넘기면 
이지러지는 몰골
향기랑 색감이 시들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나 싱싱한 꽃 맞으려 했지
매정타 말하지 말라
탁탁 털어버리고 
새것 맞는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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