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024

자화상-2

인보 2024. 4. 24. 07:41

자화상=2/호당/  2024.4.5

한 사나이가 
거대한 거울 앞에 서서
히쭉거리자
난데없는 배경이 나타납니다

바짝 마른 무시래기 
바람에 일렁거리자
독수리 까마귀 까치들이 
시래기를 향해 머리를 박습니다

시래기 부스러기가 
날려가는 것
뱅뱅 돌다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바람이 사라지자 
배경도 없어지고
못난 얼굴에 
검버섯이 더덕더덕
질긴 목숨이 판박이로 
인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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