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2/호당/ 2024.4.5
한 사나이가
거대한 거울 앞에 서서
히쭉거리자
난데없는 배경이 나타납니다
바짝 마른 무시래기
바람에 일렁거리자
독수리 까마귀 까치들이
시래기를 향해 머리를 박습니다
시래기 부스러기가
날려가는 것
뱅뱅 돌다
사뿐히 내려앉습니다
바람이 사라지자
배경도 없어지고
못난 얼굴에
검버섯이 더덕더덕
질긴 목숨이 판박이로
인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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