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이 편할 때가 있다/호당/ 2024.8.2
삶이 지나친 세심은
배배 꼬인 나무처럼 된다
그냥 덤덤하게 받아넘기면
쑥쑥 자랄 걸
아파트 입주한 지 25년
그간 관계자 가고 오고 많다
작별 전화해 준 이는 처음
아침 9시 조금 넘어
전화를 받았다
내가 사용하는 화장실
전등 교체해 준 사람
이름도 성도 모른다
잠시 스친 인연
덕담으로 잘 가라 했다
밤 10시쯤 꺼진 불씨
되살아 활활한다
이때부터
담배씨 구멍 뚫으려 든다
별별 생각이 벼 벤 뒷그루
새싹처럼 일어선다
퇴직에 천착하려 들면
뚫리기 전에
내 맘이 먼저 뚫려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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