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과 같지 않다/호당/ 2024.9.9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래서 인간은 아등바등한다
내가 점심 한 끼 사면
그도 살 것이라는 생각은
어리바리한 자의 마음이다
그는 우리 아파트 기능 기사다
화장실 등 교체 작업 후
수고와 감사의 맘 한 뭉치
내밀었더니
탁구공처럼 튀다가
민낯이 부끄럽다
추석을 앞두고 마음 뭉치
드리고 싶어 그의 직무실
문턱에 두고 전화벨이 불통
퇴근 무렵 연락에 닿아
전말을 듣고는 뭐 시큰둥한
음향이 코가 시리다
자신을 숙성한 붉은 사과인 줄 생각
타인은 나를 아직 풋사과로
여긴 것인가
내 마음과 같지 않다고 하는 생각이
미숙하다. 더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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