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밤/호당/ 2025.1.23
하늘 한가운데 검은 장막으로부터
정처 없이 나부끼는 깃털인지
아무렇게나 방황하는 백구 白鷗들의
난무인지 싶다
아닌가 봐
앙상한 대지에 풍요의 이불
하얀 밍크 이불 덮는가 싶다
아랫목부터 따스한 온기 일어
구들방은 훈기 돈다
나의 싸늘한 발끝이 녹아들어
더운 기 감돌자 스르르 잠든다
하늘 바라보면 헤아릴 수 없는
까무잡잡한 허망의 깃털이었다가
대지에 착지하자 희망의
가루 가루가 된다
대지는 희망의 고백인지
사락사락한다
청신호다
눈 내리는 밤
선녀들 바스락바스락
시들한 내 귀가 불쑥
밝아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