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일 도우려고 2005.8.4
호 당
흰눈이 쌓이고 쌓인 세월로
어느덧
파뿌리 같은 인생이 되고 보니
당그라니 늙은 비둘기 한 쌍.
피안의 강을 건너는 시기는
각기 운명일진데
어차피 같이는 못 건널 몸이면
일찌감치 단념하고
홀로서기 연습이나 해두어야지!
오늘
그대에게 좋은 일 해 보겠다고
트리오의 거품을
부글부글 풀었으나
그대의 마음이 놓이지 않는지
중간에서
가로채이고 말았다.
시계바늘처럼
1초의 틀림이 없어야하는
그대의 성정에
한 시간에
1,2분 늦어도 좋다는
느긋한 마음과의 상충은
마주 오는 자동차로
아슬아슬하게 비켜갔었다.
가사노동하면서
홀로서기 해 보겠다는 마음
접어버리고
조금씩
힘 실어보자는 마음먹었지만
항상
거치적거림밖에 되질 않는
자루 빠진 삽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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