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글
석굴암 찾아가는 황토 길을 밟으며 ***호 당***(2004.3.17) 바람불고 비 내리고 한파주의보 발령까지 내린 날 토함산에 올랐다. 지금은 텅텅 빈 토함산 주차장 그 많든 차들은 보이지 않고 동해에서 불어오는 찬 바닷바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인가? 일주문 앞에서 통과절차 밟으니 무뚝뚝하고 투박한 그 청년이 관광객 대하는 태도가 영 마음에 걸려! 웃음과 상냥한 미소는 어디다 쓸 텐가? 아쉽구나! 수목들은 봄을 기다리고 약동을 준비하면서 우리를 반기는 듯 나뭇가지 흔들어 인사하지만 애꿎은 추위가 원망스럽다. 황토길 밟으며 이리저리 구불구불 굽이굽이 돌아가며 옛날의 그리움을 새겨보지만 황토길 밟는 촉감은 예나 마찬가지. 석굴암 부처님은 '건강을 잘 지키고 욕심 버리고 여생 마무리 잘 하라' 당부하는 듯 미소 짓는다. 초등하교 어린이처럼 재잘거리며 감로수 들이키니 피로가 확 달아난 듯 산듯하구나! 토함산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우리의 건강도 같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토함산을 내려 온다. 하루해가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