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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메모지 05.12.21
호 당
벌써
선반 위의 뻐꾹새는
12번 울렸건만
잠 못 이루는
차가운 겨울밤
간헐적으로
자동차의 목 쇤 소리는
싸늘한 정적을
깨뜨려 내려앉는다.
머리맡에는
무엇이든
채워 받지 못한 그 님이
하얀 젖가슴으로
원망하고 있지만
사랑의 연가라도
한 소절 써서
불러주지 못하고 있다.
하기야
난들 꽉 닫힌 문 헐고
무엇인가 가득
채워주어야 할 것이지마는
헝클어진 실타래
풀어내지 못하는
내 가슴만 답답하다.
하얀 그님이
구겨진 원망으로
수북 쌓이는데
깜박거리는 촛불도
눈물 흘리며 원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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