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2006.4.19
호 당
내 어찌 다가
이 모양이 되었나!
나도 내 무리 속에서
한껏
푸르름을 뽐내고 있었는데
햇볕을 반기면서
내 나이테를 늘리고
대지를 움켜잡고
턱 버티었는데
큰 희망 품고
맘껏 내 숨을 쏟아냈는데
미지의 세계에서
누군가에
버팀목이 되고 싶었는데
왜 나에겐 이런 벌을 내렸는지!
시뻘겋게 타들어가는
불치의 병이라니!
아직도 효험의 약도 없다는데!
햇볕을 받아도 내가 내인 줄 모르고
바람을 쐬어도 느낄 줄 모르고
밤이면 고독만 찾아들고
야위어가는 내 몸이 서럽다.
곧
내 육신이 토막 질 될지라도
마지막 바램이란
나만이 이 고통을 안고 가련다.
내 친구에게는
실망을 주지 않고
건강을 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