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업 푸닥거리 2006.4.24
호 당
꿀단지 왕갈비‘축 개업’
그 문전에서
초라한 도구 마련하고
어설픈 각설이 치장한 나였다.
철저히 내 신분 가리고
목이 터지라고 울부짖었다
지나간 유행가로
능구렁이 모으고
최신가요 불러서
영계들 모으고
입심 좋게 만담으로
지나가는 손님 발 멈추게 하고
장사 잘돼라 덕담도 노래했다.
때로는 신세타령 한탄하여
‘팔자 좋아 서방 잘 만나
분칠이나 하고
노는 꼴
내 심장 뒤 틀린다’
욕설을 퍼붓고는
박탈감을 상쇄하려 했다.
한 껍데기 벗겨버리면
날 좋아하는 아가씨도
내 맘 주고픈 아가씨도 있지만
벗을 수 없는 가면 속에
청춘이 서럽다.
오늘은 이 골목
내일은 저 동리
문전에서 놀아주는
푸닥거리 집시생활
따가운 시선에
포도청이 무섭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