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는 마음
호 당 2006.9.24
서두르고 있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마음으로.
나
서두를 것 하나 없다
마음의 색깔은 변해가는 것 같다.
들길을 거닌다.
이름 모를 풀꽃은
저들끼리 잘도 흔들어댔다
저들끼리 외롭지 않은 모양이지만
나만
가을을 외롭게 느끼다니.
가을이 가기 전에
유치한 사랑이라도 해야지!
설사
일회용밴드처럼 되어도
그러다가
상처하나 더 키울까 두렵지만.
산들바람에 단풍잎 한 잎 날아와
어깨에 슬쩍 내려앉는다.
문득 떠나간 그녀가 온 것 같다.
서둘러 안부나 물을까?
가을은 저만치 가고 있었다.
모두가 서두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