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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에서 목욕한다

은하수에서 목욕한다/호당/ 2024.5.23골이 깊고 나무 빽빽한 산이면 호랑이 산 돼지 숨바꼭질 하지 철철 흘러야 할 냇바닥이 바싹바싹저녁 무렵 새들 산을 넘고 넘어하루를 마감하려 하늘 우물에 목욕하고 하늘 둥지에서 날 새려는 거야멍석에 누워 하늘보다 별이 내 귀에 대고 놀러 오라 한다어리둥절하니 야! 그것도 몰라칠월칠석날 오작교 놓자 재빨리 먼저 건너는 거야즉시 은하수에 덤벙때깔 벗으면 큰곰 작은 곰들이 와서금물을 바가지로 떠서 퍼부을 거야이때를 놓칠세라금 봤다 소리쳐봐네 앞은 은하수가 출렁출렁벌거숭이 아이들이 일제히 금 물장구칠 거야골짜기 냇바닥은 맑은 물이재잘대며 흐를 겁니다

자작글-024 2024.05.23

영대 역에서 만나자

영대 역에서 만나자/호당/ 2024.5.22삶의 종점은 먹구름이 하늘과 지상을 가로질러우수만 고이는 곳이지만도시철도 2호선 종점은 영대의 피가 끓는 패기 찬 곳이다정오 무렵종점 명당에 자리 잡고 바라본다장례 누구의 며느리 누구의 사위가 될 처녀 총각이 양 떼처럼 우르르 몰려와서 개찰구를 지난다흐릿한 눈 넷지하에서 지상으로 얼굴 내밀자건너편 영대의 바다에서 흰 파도에 고래 떼가 밀러온다젊음의 파도는 패기 넘친다흐릿한 눈은 영대의 기를 받아초점 모을 수 있어 총총해진다

자작글-024 202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