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주머니를 받는 해 복지 주머니를 받는 해 호 당 2014.6.13 복지 주머니를 풀어 열면 흰 가운과 청진기가 해 건너 내게로 온다 나는 짝수 마디에서 복주머니가 달린다 내 몸속 깊은 곳에 가시가 박히거나 박힐 소지가 있는지 몰라 내 승용차로 운전만 할 줄 안다 기본으로 받는 복지주머니 외 약간의 떡고물을 .. 자작글-014 2014.06.14
화병 화병호 당 2014.6.12 꽃봉오리로 사랑을 받던 것이 그만 피지도 못하고 우박에 떨어졌다 청천벽력, 6월 중반에 우박이라니 먹구름 낀 밤이면 문 열어 달라 벨 소리 들린다, 영상이 왔다 갔다 해 또각또각 구둣발 자국 소리 품에 꼈던 너, 할애비 찾아왔지 어서 와라, 빗장을 풀지만, 앞집 대문.. 자작글-014 2014.06.12
다육이 생태보고서 다육이 생태보고서 호 당 2014.6.11 겉모습만 보고 예쁘다 덥석 끌어안아 보아라 고분고분 안기는 이 없을 걸 꽃집에 들렀다, 예쁜 꽃이 내 꽃이 되려면 그만큼 마음을 주고 카드를 긁고서부터다 화초로 데려와 다육이라 물만 먹고 사는 *독립 영양인간과 같다하여 인색하다가 어느 날 갑자.. 자작글-014 2014.06.11
초청 병문안 초청 병문안 호 당 2014.6.11 종일 집에 틀어박혀 있어도 벨 소리 듣지 못하고 전화기 휴대폰은 깊이 잠들고 있다 애꿎은 TV 채널만 바꾸어 봐도 시원한 시간이 아니다 내가 먼저 손 내민 사실에 뿌리 썩어버리고 나로부터 털어내 보인 적 없었다 모두 내가 만든 폐쇄회로인데 정글 속에서 미.. 자작글-014 2014.06.11
참새 떼 일과 끝마당 참새 떼 일과 끝마당 호 당 2014.6.11 뽕나무의 넓은 잎이 한여름에 폭 저린 하루가 생기 차릴 저녁 오디를 익히기에 생의 밑뿌리는 고달픈 일과는 벌써 마쳤었지 지금은 편히 쉬어야 할 때를 참새 떼의 놀이터로 제공해야 한다 멍석을 깔고 마당에서 시원한 국수로 저녁 식사를 때울 무렵 .. 자작글-014 2014.06.11
장독이 모여 바글거린다 장독이 모여 바글거린다 호 당 2014.6.10 순창 넓은 뜰에는 갓 시집 온 배불뚝이 장독이 모여 식곤증에 꾸벅꾸벅 졸고 묵은 장독끼리 숙성의 깊이에서 바글거린다 그 많은 짠 시간을 담고 가슴 쓰리도록 배밀이 하는 것은 삭지 않은 짓무른 콩과 소금을 안고 있기 때문 숙성은 마음 비우고 .. 자작글-014 2014.06.10
하지정맥의 발호 하지 정맥의 발호 호 당 2014.6.10 폐수는 바론 통로야 한다 거역하면 과태료는 숙주의 몫이요 방류는 곧 자신에 되돌려받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립의 인간이 오랫동안 흑판을 짊어지고 분필 가루 날리다 보면 수액을 밀어 올리는 힘에 겨워 울긋불긋한 시간을 번개 꽃으로 수놓는다 못된 .. 자작글-014 2014.06.10
평탄한 길을 찾아요 편한 길을 찾아요 호 당 2014.6.9 이다 아니다 분명한 것을 좋아하는 당신 각을 세우되 직각으로 세워야지 일을 분명히 깔끔하게 매듭지어야지 꼿꼿하게 서서 걸어야지 구부정하게 걷다간 늙었다는 소리 들어요 날카롭게 날 세워 싹둑 베어버리고 싶은 당신 조금 무디어 보라고, 피곤하잖.. 자작글-014 2014.06.09
영면했다 영면했다는 소식 호 당 2014.6.8 머리에 스치는 흐릿한 생각이 눈동자에 이른다 그 속에 생의 절규가 끓고 있었다 우박을 맞아도 서릿발이 날 세워도 얼지 않는 시심 그 한 뿌리를 캐려 언 땅을 헤집고 있었다 병든 밑뿌리를 안고 속엔 시의 맥박이 숨 쉬고 있어 이어가야지 굴절 없는 눈동.. 자작글-014 2014.06.08
경상감영공원 경상감영공원의 아침 호 당 2014.6.7 실록과 서늘한 공기만 가득한 도심 속의 공원 아침 바람이 순하지 않군 어느 4월의 아침 간밤에 구름과 싫은 소리 나누었는지 좀 쌀쌀하네 내게 까지 굴지 마 햇볕이 내려 보고 있잖아 눈꺼풀이 찌그러진 집시족 같구나 아직 벤치를 차지하고 일어날 줄 .. 자작글-014 2014.06.07